lundi 5 octobre 2009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옛날 장난감

예전부터 각종 모형이나 피규어, 열쇠고리, 인형등을 모으는 취미를 가진 어른들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저 모아놓고 바라보며 뿌듯해 하는 단순 취미로서의 수집차원을 넘어 어린아이 못지않게 장난감에 욕심을 내는 이른바 키덜트(kidult, kid+adult) 족들이 늘어나며 어른용 장난감(성인용품이 아닌) 시장도 날로 커지고 있다고 한다.

까다롭고 요구가 많긴 하지만 일단 맘에 들기만 하면 얼마든지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있는 어른들의 입맛에 맞추다 보니 정교함이나 세련된 정도가 키덜트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 봐도 한눈에 반해, 하나쯤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길정도이고 장난감 차원을 넘어 각종 가전/전자제품에서부터 인테리어 소품, 가구, 주방용품, IT기기 등에 이르는 실생활에 사용할수있는 물건들까지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디자인으로 무장한 채 현대판 피터팬이라고도 일컬어 지는 키덜트들을 유혹하고있다.



이미 많은 열성 지지자들을 보유한 성공한 몇몇 디자이너들이 그들만의 브랜드를 내걸고 모던디자인 혹은 팝아트, 팝컬쳐등의 이름으로 키덜트 유혹에 가세한것도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어쩌면 키덜트 시장을 잡기위해 그들이 생겨난게 아니라, 앞서가는 감각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트렌드를 주도해 나가는 디자이너들이 있었기에 그런 시장이 형성된 것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첨단 기술과 디자인의 결정체라 할수있는 신제품들과 비교되 더욱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으니, 바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물씬 풍기며 아는 세대들에겐 아련한 향수를, 모르는 세대들에겐 유머와 신기함을 느끼게하는 옛날 장난감들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온전히 그것들을 겪은 세대라고 할순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보지못한 세대는 더욱 아니다.

사촌형제들과 세대차이를 충분히 느끼고도 남을 만큼의 나이 차이가 나는 난 어릴적 친척집에 가면 한때 주인이었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는 이미 한참을 지난 사촌들로부터 버림 받았지만 다행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화는 겨우 면해 몇년인지도 모를 세월을 먼지가 뿌옇게 쌓인 종이 상자 속에 쳐박혀있던 그것들을 꺼내 만지작 거리기도 했고, 물건들이는 센스가 조금 결여돼 팔리지도 않는 철 지난 물건을 몇년간 쌓아두는 주인이 경영하는 동네 장난감가게나 학교앞 문방구등에서 파는 걸 직접 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기억속에서 잊혀져만 가던것들이 어느덧 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리운 옛기억의 한켠에 다시 자리 잡은지도 좀 오래되었다. 하지만 어떤것들이 있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거리고 직접 볼수있는 기회가 없었다.

십 수년 전 "추억"을 컨셉으로 한 카페같은 곳에 가면 장식용으로 진열돼 있던 걸 본것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눈에 띄지않았는데, 제작년쯤 인터넷에서 이런것들만 파는 곳을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던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옛날 장난감의 매력에 빠져있었던 모양이다.


몇가지 재밌는 사실은, 처음에 봤을땐 다들 골동품(?)인줄 알았는데, 왼쪽의 저금통에 유로화 마크€(최소한 2002년 이후에 만들어졌다는 뜻)가 새겨져 있는걸로 알수있듯이 일부러 옛날 스타일로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실제 옛날 장난감을 고쳐서 파는 가게도 텔레비젼 뉴스에서 본적이 있다.

(동영상이 있는데 텍스트큐브는 유투브에 일단 올려야 되서 패스)


진짜 옛날거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떠랴.


양철로 대충 뚝닥뚝닥 투박하게 만든것 같으면서도 보면 볼수록 은근히 표현하고 싶은것은 하나도 놓치지않고 다 표현 해 내고야 마는 옛날 장난감의 느낌을 제대로 재현해 냈으면 된것을...


또한 새로 생산라인을 가동시켰다는 건, 저런 옛날 장난감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나말고도 많이 있다는 뚯일테니 그것만으로도 반갑기 그지 없다...


다른 재밌는것은 양철장난감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남아용인것같다 라는것.

여아들에게 인형과 소꿉장난이 있었다면 남아들에겐 양철에 담긴, 삼라만상 세상 만물이 존재했던 것인가?

생물/무생물 가릴것없이 모든 것을 소재로 하고있으나, 오묘하게 남아들 위주로 제작된것들이 대부분이다.

여자아이들에게 어울릴만 한 것들도 간혹 눈에 띄나, 그것들 조차 여자아이 전용이라기 보다는 남녀 공용같아 보인다.

남아용, 여아용, 남녀공용... 이런 말로 구분 짓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 잣대라 생각되는 분위기지만, 실제로 그것들을 보면 무슨 말인지 와닿는다.

한가지 더 드는 생각은, 이것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정말 아이들을 겨냥한 물건들이 맞긴 한건가? 하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 막 "부웅~ 부웅~"을 연신 중얼 거리며 땅에대고 손으로 쭉쭉 밀면서 놀기엔 태엽으로 되어있는것들이 대부분이고 양철이라 함부로 했다간 모퉁이가 쉽게 구부러지고 색칠도 벗져진다.

모델도 애매한것들이 많다. 쉴새없이 타자를 쳐대고 있는 여비서라든가, 하루종일 북만 두들기는 원숭이, 회전목마 이런것들을 아이들이 어떻게 가지고 놀아야 되는것인지...

어쩌면 이 양철장난감들이야 말로 원조 키덜트 제품이 아니었을까 하는 황당한 생각을 잠시 해봤다.


아래는 여아들용 장난감, 여기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옛날 장난감"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유럽의 종이 인형은 한국의 그것과 느낌이 약간 다른듯 하다.

아래 왼쪽은 소꿉놀이 세트인데 정감어린 20세기 중반 이후의 장난감들과 달리 위로 거슬러 올라 갈수록, 왠지 괴기스럽다는 느낌이 드는것들이 많은것 같다. 물론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기도 하고 희소성으로 인한 소장의 가치는 더  뛰어나겠지만...

특히 유럽 앤틱 인형들은 귀여운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고 너무 사실적이거나(박제에나 쓰일것같은 진짜같은 눈동자에 치아까지 박아넣은 인형도 있다.) 혹은 컬트적이어서 밤에 보면 무서울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것들이 많다.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가서...

근래에는 종종 옛날장난감 바자회도 열린다.



나는 키덜트는 아니지만, 왠지 이 옛날 장난감 만큼은 마음에 드는걸 하나씩 사보고 싶다.

책상위에 올려진, 얼마전에 구입한 양철 새를 자꾸 들여다 보게되는데, 내년 3월에는 옛날장난감 엑스포도 열린다고 하니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옛날장난감 더보기


2 commentaires:

  1. 마치 동심의 세계에 와 있는 듯 합니다. 지금 보니 각 나라마다 정말 다양한 장난감이 있군요. 귀한 이미지를 어떻게 이리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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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opeye - 2009/10/16 07:51
    그런가요? 저는 오히려 옛날 장난감들이 거의다 한국에서도 팔던것들이라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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