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켜자마자 모 인터넷 싸이트의 대문에 고양이를 발로 차 죽이고 자랑하듯 사진을 찍어 자신의 미니 홈피에 올린 사람에 관한 기사를 봤다.
약간딴얘기펼치기
또 그에 달린 덧글들을 보며 문득 떠오른 것이 있다.
어린시절 학교나 동네의 또래 아이들 보면 꼭 발견되는 부류가 있었는데 동물, 그 중에서도 특히 그저 스쳐지나듯 자기 갈길
가고있는 고양이나 길에 내려 앉아 걸어 다니는 새 등을 보면 동물적인 본능이 순간적으로 발휘 되는 것인지 주변에 가장 가까이
보이는 것 아무거나(보통 돌맹이) 집어서 있는 힘껏 다해 던져 맞히려는 아이들이다.
그런 표적(?)을 발견했을때, 그 아이들의 눈빛은 살기어린 맹수의 그것에 가깝지 이미 동심어린 어린아이가 아니다 또 표적은 있는데 마땅히 던질만한 물건이 바로 코앞에 없으면 안절부절하며 주변을 수색하기 까지 한다.
다
행히 나는 그런 아이들이 성공한것을 본적은 없다. 하지만 만약 성공했다면 그자리에서 비명횡사 했을, 연약한 동물에겐 큰 위협이
될 만한 주먹크기의 몽돌이나 깨진 반쪽짜리 벽돌등 정말 죽일 작정이 아니라면 쓰지 않았을 것들을 던지는것을 본적은 많다. 한번에
성공못하면 이미 저만큼이나 달아난 동물을 향해 또다시 시도하는것을 보면, 그냥 쫒아내기위해 겁주려고 하는 제스쳐 였다기보다는
급소를 정통으로 맞혀서 한방에 즉사 시키는게 목적이었던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그 버릇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도대체 뭘까 ?
길
에서 우연히 동물을 보면 왜 자기도 모르게 뭐에 홀린듯 돌부터 집어드는 것일까 ? 애초에 정신병력이 있거나 평소에 상종하기도
싫은 사람이 그런다면 궁금할 것도 없다. 하지만 내가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평소엔 너무 평범하거나 착하기까지한 내 주변의
인물들이었다.
간혹 친구가 그러는것을 목격이라도 하게되면 극구 만류하며 앞으로도 그러지 말기를 당부 하긴 했지만, 도대체 왜 그랬냐는 질문을 할 생각은 못해보았다.
내 관점에서 영 못마땅하긴 했지만, 그런 사람이 한 둘 도 아니고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죽는다." 는 말 처럼 그냥 장난이었던건가?
나는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하는 한국인, ~~한 oo인 이런식으로 전체를 정의내리는 글을 별로 좋아하지않는다. 아니 그보다 그런식의 글 중에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글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라고 하는것이 맞을 것이다.
이글 또한 지극히 제한적인 내 경험에 비춰 쓰는 것인 만큼 한국 혹은 외국의 문화나 국민성 자체를 이렇다 저렇다 하는식으로 일반화 하려는 생각은 없다.
다만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틀릴지도 모를 내 경험에 의한 주관적인 생각을 말한다면,
유럽에 살면서 어느순간 여기 애들은 뭔가 좀 다르다는것을 느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동물을 아주 사랑한다.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 할지라도 최소한 이유없이 괴롭힌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것 처럼 보인다. 아마도 그런 아이가 있다면 다른 아이들이 먼저 그 아이를 멀리 할것이다.
고로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가 아닌, 관심없는 아이로 구분짓는게 맞을듯하다.
물
론 여기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오롯이 보낸 유럽인이 아닌 내눈에 비친 모습에 불과 하기에 "어린아이들이란 동물을 보면 왠지
괴롭히고 싶어하고 장난삼아 돌을 던지기도 할것같지 않느냐"며 마치 내가 직접 본것이 아닌 것을 짐작해 얘기하는 것 마냥 주변의
지인들에게 넌지시 물어본적이 있다.
사실 속으로 그렇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어딜가나 사람사는데는 똑같다는 결론이 맘편할것이기에...
하지만 다들 그런 얘기는 생소하다는 반응이었고 그게 가증스러운 거짓일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것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동안 살면서 내가 보고 느끼기에도 이 아이들에게서 그런 그림은 선뜻 그려지지 않기때문이다.
그때부터 나름대로 자세히 들여다 보며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교육의 힘인것 같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어린 자식들에게 동물에 대한 사랑과 생명의 귀중함등을 가르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듯 보인다. 예를들어 예전에
마당에 있던 토끼가 새끼를 낳았을때 분양받으러 온 사람들 중엔 자신들은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것을 좋아하지 않다가도, 커가는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치기 위해 또 동물이 새끼를 낳고 기르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게 하기 위해
결혼하고 애낳은 후 첫 애완동물을 기르는 거 라는 사람도 있었고, 우리집에 간혹 놀러왔을때 거실에 고양이가 있는걸 보며 난
동물키우는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던 친한 친구의 누나도 아들이 네살이 되던해 버려진 고양이 한마리를 아파트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그사람들과 얘기를 해보면 대부분의 어린아이를 둔 부모는 그런 이유로 동물을 키우고 싶어한다고 했다. 물론 그 이전에 그들도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자식때문이 아닌, 그들 스스로 동물을 좋아해 키우는 사람이 더 많지만...
오랜세월동안 세대를 거쳐
쌓이고 쌓인 그런 사소한 교육들이 몸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농장에서 농작물을 망치는 까치 네마리를
잡았는데 키울 사람은 몇일까지 연락달라며 그때까진 죽이지 않고 기다리겠다는 광고가 인터넷 벼룩시장에 올라왔던것을 떠올리며 잠시
하게된다.
장난감 사주듯 동물을 사주고, 아이가 동물을 귀중한 한 생명으로서가 아닌 그냥 인형정도로 여기며 함부로 대하고
괴롭혀도 "어이구 내 새끼 이쁘다, 아직 어리니까 그렇지..." 하는 식의 안 하니 만도 못한 교육을 하는 사람들을 얘기하는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봤던, 동물을 보면 그냥 돌을 집어들던 그 사람들은 어릴때 부터 주변의 어른들이 동물을
보면 무심코 돌부터 던지는 것을 보고 자란것은 아니었을지... 또한 그 누구도 그들에게 생명의 존귀함이라든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따위는 가르치지 않았던것은 아닌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오늘 본 한국기사 말고 얼마전에 외국 어딘가에서 머리에 화살이 박힌채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발견된 기사를 본적도 있으니...전 세계 어딜가나 있는 싸이코 적인 인간들은 제외 한다는 가정하에 쓴글이다.
또
한 유럽인들이 전부 동물에 관해서만은 천사같다는 말을 하는것도 아니다. 예전에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가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밖에서 원치않는 임신을 해 새끼를 낳자 갓태어난 새끼 고양이를 바로 물에 담궈 죽였다는 얘기를 해준 친구도 있으니 말이다.
동물학대에 관련된 글에는 꼭 따라다니는 "너넨 고기 안먹느냐?" 는 식의 덧글들..
글쎄, 분명 그런 덧글이 해당되는 글이 있고 그렇지 않은 글이 있는데 그 구분 자체를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뭐라 말할수 없이 답답한 심정이다.
나는 대단한 동물보호가도 아니며 동물보호단체들이 동물을 사랑하고 작은 생명이라도 존중하게끔 계몽하는 좋은 영향을 미치는데 기여하지만, 때론 오버스런 행동으로 스스로 우스운 꼴이 되는 것을 자초해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고 생각하는 그저 그런 사람일 뿐이다. 물론 채식주의자는 더더욱 아니며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그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고기를 먹기때문에 모든 동물을 때와 장소 가릴것없이 막 대하고 쳐죽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인것인가 ?
그들은 진정 모르는 사람이 자기 자식들과 부모 혹은 애인 앞에서 장난삼아 아무 거리낌없이 잔혹하게 동물을 죽여 보여주기를 즐기는걸 보면서도, 또 그걸 보며 괴로워 하는 소중한 주변인들을 보면서도 우리는 고기를 먹으니 괜찮지 않느냐고 할것인지 묻고싶다.
고기를 먹는것은 생명을 경시해도 된다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것을 모르는것인가?
축산업 관련 종사자들 중에는 한해동안 우리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기리는 축혼제라는 일종의 제를 지내기도 하며 그분들중 어느누구도 동물을 장난삼아 죽이고 평소에 아무렇게나 대하는 것이 사육과 도축을 하는 일련의 과정과 동일하다고 여기지 않을것이다. 오히려 일반 소비자들보다 더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도 짐승은 짐승일 뿐 동물학대라는 말 자체가 언어도단 이며 고기를 먹는 인간의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육식동물들 처럼 생존을 위해 고기를 먹어왔음에도, 생명을 존중하고 힘없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동정심을 갖는 것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만이 가질수 있는 덕목이라는 관점에서 동물 그 자체를 위하기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라는 식의 인간 중심적인 접근을 해 보는것은 어떨까 ? 모로가든 서울만 가면 된다 하지 않는가 ? 각자 어떤 사고의 기전을 거쳤든 동물학대 만큼은 정말 질이 좋지 못한 행위이며 하지 말아야한다는 기본적이고 타당한 가치가 좀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것으로 여겨지는 성숙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어찌됐든 누군가가 단지 재미만을 위해 혹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위한 도구로서 끔찍한 동물 학대를 자행하는것을 목격하는것은 누구에게도 유쾌한 일이 될순 없지 않은가 말이다.
약간 핀트가 어긋나지만, 저는 생명을 중시하는 것에 '동물'만을 신경쓰는 사회도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인간이 동물이기 때문에 그런건진 모르겠지만요.
RépondreSupprimer동물애호가라고 하지 말고 생명애호가로 부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물'이라고 하니까 '식물'을 떠올리는 이분법적 사고를 지닌 사람들에 의해 식성이 다를 뿐인 채식주의자까지 표적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죠. ^ ^;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부두인형 - 2009/10/20 16:41
RépondreSupprimer핀트가 어긋나다니요. 어짜피 제글 자체가 장황한 횡설수설입니다.
저날 그 신문에 났던 기사와 댓글을 보고 좀 흥분해서 즉흥적으로 쓰다보니...^^
네 평소에 생명존중 그 자체에 관심도 없다가 이런얘기만 나오면 동.식물로 가르고, "그럼 식물은 안불쌍하냐" 뭐 이런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이 꼭있어요.
생명애호가 좋네요. 애호가 하니까 왠지 취미활동을 떠올리게 하는것 같기도 하지만 ^^;
부두인형님 블로그에도 놀러가겠습니다.